언론보도

[한국일보] 차별금지법안 부작용도 살펴보자

진평연
2020-07-29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사회적 논란 속에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었다. 국회에 제출된 차별금지법안은 제1조(목적)에서 “이 법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고,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권을 보호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안의 명칭이나 목적조항만 보면 반대할 이유는 찾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명칭이나 표방된 목적만 보고 그 법안의 타당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예컨대 ‘빈곤퇴치법’이라는 법안을 만들면서 그 법안의 목적으로 ‘모든 국민의 빈곤 퇴치’를 명시한다고 해서 그 법안의 시행으로 빈곤이 퇴치된다는 보장은 없다. 과연 법이 표방한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지,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차별금지법도 마찬가지다. 과연 차별금지법으로 불합리한 차별이 줄어들 것인지, 다른 심각한 부작용은 없을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2017년 농가를 개조한 제주의 한 이탈리아식당이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9세 아이를 동반한 손님을 거절하자 손님은 차별 행위를 당했다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다. 인권위는 모든 아동 또는 아동을 동반한 모든 보호자가 사업주나 다른 이용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사안이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으로는 일반 국민에 대한 강제조치권이 없지만 차별금지법안이 통과되면 이행명령, 이행강제금, 징벌적 손해배상 등 실질적인 제재가 따르므로 상황이 달라진다. 식당들이 자신들만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손님을 가려서 받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고 테이블 몇 개만 놓고 장사하는 작고 조용한 식당들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차별금지법안이 우려되는 가장 큰 이유는 차별금지법이 국민들에게 보장된 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각종 기본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평등’이 민주주의 한 축인 것은 사실이나 ‘자유’라고 하는 또 다른 핵심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의된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인종 등 선천적 사유뿐만 아니라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學歷), 고용 형태, 병력 또는 건강 상태 등을 포함하여 무려 23가지의 사유를 차별 금지 사유로 규정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파격적인 평등법안이다. 또한 외견상 중립적 기준을 적용하였더라도 그에 따라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경우 차별로 보도록 되어 있으며, 분리나 배제 등 불리한 대우를 실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조장하는 표현 행위도 차별이라 보고 있어 차별의 개념도 매우 넓다. 또한 특정 집단이 차별이라고 주장하면 오히려 민간 사업주 등이 차별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어 ‘합리적인 구별 내지 분별’도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은 ‘보편적 평등대우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오히려 적절할 듯싶다.

고용상연령차별금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차별 규제에 관한 현행법들이 있는데 이에 추가해서 과연 포괄적 차별금지법까지 제정할 필요가 있는지, 이로 인해 오히려 헌법상 기본권들이 침해되고 실질적 차별과 혐오가 증가될 우려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김주영 변호사ㆍ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장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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